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변명: 메타버스에 투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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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변명: 메타버스에 투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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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 전, 추억이 되어버린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대한 변명이란 글을 써보았습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역사, 유독 우리나라에서 마케팅 용어로 소비되었던 현상,

우리가 사는 이 시대도 또다른 형태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라는 점을 언급했죠.



e-OOO, u-OOO, 4차산업혁명, 메타버스, ...


유독 우리나라 IT는 버즈워드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주도의 정책사업 때문인지, 미디어의 과대 포장 때문인지,

IT에서만은 뒤쳐질 수 없다는 경쟁심과 그 속에 잠재된 불안감 등 사회문화적 요소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버즈워드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죠.

기술 실체(프로토콜이나 스펙으로 정의되는 실체)가 아니라 철학적, 개념적 정의를 바탕으로 한 용어라는 것,

그리고 한바탕 휩쓸고 간 다음에는 모든 것을 독식한 소수의 승자와 상처 입은 다수가 남는다는 것.



이 글에서는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인 메타버스에 대해 알아보고, 그것이 받게될 비난에 대한 변명을 미리(?) 남겨볼까 합니다.

그리고 메타버스 투자 포인트는 어떤 것인지 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1. 도대체 메타버스가 뭔가?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용어는 이미 미디어와 주식 테마시장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게 뭔데?'라고 물으면 저마다 다른 설명을 합니다.


-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나온 아바타로 접속하는 가상세계로 이후 세컨드 라이프를 거쳐 구체화된 개념 (어원 중심의 설명)

-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에 나오는 것처럼 HMD 끼고 가상현실을 이용하는 것 (접속장치 중심의 설명)

-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처럼 게임, 쇼핑, 거래, 음악 감상 등 활동하는 것 (소비 가치 중심의 설명)

- 2차원이면 VR이고, 3차원이면 메타버스 (이건 동의할 수 없는 설명)


많은 사람들이 있어 보이는 용어로 나름 정의를 내리고 분류하지만,

이미 우리는 그런 학문적 접근이나 사전적 정의는 메타버스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지요.


저는 메타버스를 다음과 같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과거 유비쿼터스 시대를 이야기 할 때도 소환되었던 개념인데,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추상적/기능적 공간.

애매한 여지를 남기는 말장난 같다고 느끼실 겁니다. 적어도 제가 이해하고 있기로 메타버스는 그런 것입니다.



2. 왜 메타버스인가?

간단한 정의로 정리하려 하면 할수록 오해만 쌓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추상적 공간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상호작용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을 생각해 보면, 전화와 문자라는 단순한 기능에 고화질 디스플레이, 다양한 센서, 카메라 같은 하드웨어가 결합되고,

이를 통해 가상 세계에서 이뤄지는 동영상 감상, 게임, 금융 거래, 개인 증명, 소셜 네트워킹, TV나 에어컨 등 가전의 제어 등 다양한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스마트폰을 위해 통신 인프라가 확장되고, 클라우드 서비스는 고도화 되며,

사회에서 행동양식도 달라지고, 생산과 소비에서 막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되었습니다.


그런데 메타버스는 디바이스의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익숙한 스마트폰을 통할 수도 있고, 아직 생소한 HMD일 수도 있습니다.

2D일 수도 있고, 3D일 수도 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메타버스는 추상적/기능적 공간입니다.

접속하는 기기를 먼저 떠올리신다면 편견에 잡혀있는 것입니다.



그럼 메타버스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예를 몇 개 들어보겠습니다.


가상세계는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롭습니다.

현실세계(물리세계)에서는 '지금'만 존재하지만, 이를 가상세계에 꾸준히 매핑(사상)시키면 과거의 모습들이 데이터로 쌓이게 되고,

개인의 라이프로깅에서부터 위성사진으로 기록한 문명의 역사까지 기록되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예시입니다. 이게 전부라고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또 지금의 현실세계가 그대로 가상세계로 재현이 된다면,

- 아티스트의 공연장에 내 아바타가 가서 공연을 볼 수도 있고 (위버스 등)

- 증강현실로 전시된 옷을 입어본 내 모습을 볼 수도 있고 (XR)

- 집을 구할 때도 가상 출퇴근으로 실 소요시간을 측정하거나 층간소음이나 일조시간도 미리 확인해 볼 수도 있고 (디지털트윈)

- 반대로 가상세계에서 제어를 통해 집이나 사무공간의 기기들을 제어하거나 정보를 얻어낼 수도 있죠.


이쯤되면 참을성이 좋은 분들도 한마디씩 하셨을 겁니다.

"야, 아무거나 다 메타버스라고 갖다붙이면 그게 뭐가 새롭고, 뭐가 좋은 거냐. 허황된 이야기 하지 말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봐라"


아뇨, 이러한 단순한 기능적 행위들이 모여서 창출하는 가치의 힘이 놀라운 것입니다.

-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 찍습니다. 별 거 아니죠. 백년 전에도 필름 카메라로 찍었고, 20년 전에도 디지털 카메라로 잘만 찍었습니다.

- 그럼 사진을 친구에게 공유해 보죠. SNS의 공유하기 버튼 하나로 간단히 전달할 수 있고, 실시간 피드백도 받을 수 있네요.

- 아, 클라우드에 올렸더니 비슷한 사진도 찾아주고, 친구 이름도 알아내 줍니다.

- 이건 원하지 않았던 건데 사진에서 내가 좋아하는 쇼핑 스타일도 알아내서 나에게 상품을 제안해 주는군요.

- 단순한 사진에서 출발했지만 다양한 기술들이 쌓여 올라가 플랫폼 안에서 많은 서비스들이 가능하게 됐죠. 그리고 거기서 부가가치가 창출됩니다.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가상세계를 보고 있는 것인지, 현실세계를 보고 있는 것인지 잠시 잊을만큼 밀결합 되어 있다면, 거기서(플랫폼)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자꾸 단일 플랫폼을 떠올리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힌 분들도 계실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메타버스는 특정 플랫폼(안드로이드 같은)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닙니다.



3. 왜 지금 메타버스냐?

그럼 도대체 왜 2021년(사실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메타버스 열풍이 분 것일까요?

싸이월드 시대도 지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도 지겹다고 하는 지금 이 시기에?


우리는 먼 미래에서 보면 뚜렷하게 보였을테지만 당장 현재를 살아가는 당사자로써는 명확하게 구분지을 수 없는 연속적인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메타버스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고,  그러다가 작은 몇 가지 사건으로 인해 자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문득.


그리고 그것을 마케팅적인 목적으로 과장시켜 누구나 한 마디씩 하거나 듣게 되지만 손닿을 수 없는 '그 어떠한 것'이 되어 버리는 과정을 겪는 중인지 모릅니다.


제가 꼽는 사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환경으로 원격 근무, 원격 교육 등 가상세계를 경험하는 시간이 급증하는 변곡점이 발생했습니다.

- 로블록스(RBLX)와 제페토의 성장(1억 이상 사용자)과 미디어를 통한 조명이 오래 전 기억 속의 '매트릭스', '오큘러스', '레디플레이어원'을 소환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IT기술의 진보가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초입 단계까지는 왔기 때문입니다.

현실(물리)세계를 사진으로 찍고, 그것을 가상세계에 매핑시키고 거기에 맞는 객체들을 생성해 가상 레이어에 뿌려주고 그것과 상호작용을 이뤄지게 하려면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크레에이팅 도구를 이용해 컨텐츠를 생산하고, 실시간 연산능력 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기술 축적의 시간을 거쳐 (제한적으로나마) 서비스가 가능한 때가 된 것이지요.


제작 툴(특히 AI)의 성능이 증가할 때마다 컨텐츠 생산효율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시간적/인적 리소스가 줄어 비용이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4. 무엇을 사야 하나?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 그만하고 그래서 무슨 주식이 오른다는 거냐? 자이언트스텝 사면 되냐? 알체라? 맥스트? 아니면 서학개미로 로블록스 사면 되냐?"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애플(AAPL) 사세요, 아마존(AMZN) 사세요, MS(MSFT) 사세요, 구글(GOOG) 사세요. 조금 공격적으로 보시면 오토데스크(ADSK), 페이스북(FB)이나 유니티(U) 사세요.'


제가 무엇을 안다고 종목에 대해 추천을 드리겠습니까.

종목에 대한 추천을 드렸다기 보다는 메타버스의 시대가 와도 여전히 이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고, 오히려 빅테크 사업자들은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을테니까요.


방대한 클라우드 컴퓨팅 파워와 API, 그리고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사용자 정보, 보다 접근성과 사용성이 좋은 프레임워크 제공 등

결국 메타버스용 컨텐츠 생산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모든 리소스는 이들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싸이월드가 성공했다가 사라졌듯이, 미국에서 세컨드라이프가 한때 반짝했다가 사라졌듯이,

페이스북이나 넷플릭스처럼 개별 서비스 사업자로 혜성처럼 등장해 한 시대의 상징이 되는 기업도 한 두개쯤은 나타날테지만,

그것을 골라내는 일은 과거에도 쉽지 않았고 앞으로는 더욱 쉽지 않을 겁니다.


국내 개별 테마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글로벌 메타버스 ETF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 같네요.

물론 트레이딩에 특화된 분들은 개별 테마 종목에서 쏠쏠하게 수익내고 빠질테니 그것은 논외로 하구요.



5. 마치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긴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난 메타버스에 메자만 꺼내도 사기꾼이라고 할 거야' 하는 분들이 급증하는 시기가 올겁니다.

(이렇게 길게 써도 '알아, 메타버스. 오큘러스 쓰고 3D게임 하는 거잖아'라고 할 사람도 분명 있죠)


다양한 개념들이 혼재된 추상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수백 개, 많게는 수천 개 기업들이 메타버스 서비스라고 들고 나와서 99%는 실패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제가 아직 꽃 피우지도 않은 메타버스에 대한 변명을 먼저 꺼내는 이유는,

'원래 그런 것'이고 버즈워드나 테마로써의 수명은 항상 짧지만 그 속에 내재된 철학이나 접근방식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기에

실패의 역사를 좇지 말고 성공의 역사에 새겨질 기업을 함께 찾아보자는 의도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메타버스가 아니라 또다른 버즈워드나 실체가 모호한 테마(4차산업혁명이나 AI 같은)가 와도,

'또 사기꾼들이 판치네'하며 냉소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이면의 배경과 시대적 요구를 탐구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7 Comments
사람이사람답… 2021.07.30 15:00  
나중엔 매트릭스처럼 내 몸엔 아무맛도 없는 단순 영양물질이 들어오지만 감각을 지배해서 맛있다고 느끼게 만들겠죠? 내 몸은 1평도 안되는 공간에 갇혀있지만 대저택에 사는 느낌도 주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론 그런 세상은 저 죽기 전까진 안왔으면 좋겠네요.
마라우동 2021.07.30 15:00  
좋은 글입니다!
아침*조깅* 2021.07.30 15:00  
좋은 글 감사합니다.
딘_윈체스터 2021.07.30 15:00  
짝짝짝! 좋은글 잘봤습니다.
앙드레지드 2021.07.30 15:00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려요!!
JazzLo… 2021.07.30 15:00  
제가 최근에 보는 메타버스 책하고 비슷한 관점이시네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메타버스 투자는 결국 빅테크 기업밖에는 떠오르지 않더군요.
꿈먹기 2021.07.30 15:00  
좋은글 감사합니다 약 5년 전엔 4차 산업혁명, 스마트 팩토리가 테마였고 2~3년 전엔 암호화페였고 지금은 메타버스의 시대죠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 메타버스가 아무리 발전해도 그 근간은 빅테크 기업 기술이라는데에는 매우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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