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사상 최대...은행들 가계대출 추가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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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사상 최대...은행들 가계대출 추가 규제
정원식 기자 [email protected]
11월 은행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폭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주요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하게 주문하면서 은행들은 추가적인 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11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11월 은행 가계대출은 13조6000억원 증가해 2004년 속보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6조2000억원)은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 둔화로 지난달(6조8000억원)과 비교해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지난달 30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방안’ 시행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7조4000억원이 증가해 지난달 증가폭(3조8000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을 더욱 조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임원(부행장급)들과 ‘가계 대출 관리 동향 및 점검’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10월과 달리 11월 가계대출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당초(9월) 제출한 연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월 657조5520억원에서 11월 666조9716억원으로 한 달 동안에만 9조4195억원 급증했다. 이는 10월 증가액(7조6611억원)보다 약 2조원 많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13일 연봉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1억원 넘는 신용대출 등에 대한 규제를 예고한 뒤, 규제 시행(11월30일) 전 ‘일단 받아놓고 보자’는 가수요가 몰리면서 4조8495억원(128조8431억→133조6925억원)이나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도 4조1354억원(466조2884억→470조4038억원) 불어났다.
금감원은 특히 연내 총량 관리 목표 달성이 거의 불가능해진 2개 은행에는 ‘개별 면담’까지 요구하는 등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은 은행들은 추가적인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지난 10월 이후 신용대출 금리 인상 및 한도 축소 등으로 가계대출을 줄여왔다. 그런데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짜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연말까지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전세대출 모집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대출 상담사는 카드 모집인처럼 은행 외부에서 은행과 돈을 빌리려는 차주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KB국민은행에서 대출상담사 대출을 막은 적은 없었다”면서 “올해 코로나19와 저금리 등으로 대출이 워낙 늘어난 만큼 대출 총량을 강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오는 11일부터 중단한다. 우리은행 측은 상품 대출 한도(3조3000억원)가 소진돼 판매를 조기에 종료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대출 총량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나은행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와 저금리 기조로 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국의 대출규제가 이어지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대출 수요가 많아 대출한 것일 뿐인데 정부는 은행의 공격적 대출 탓에 부동산 등에 돈이 흘러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하는데 당국이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email protected]
11월 은행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폭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주요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하게 주문하면서 은행들은 추가적인 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11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11월 은행 가계대출은 13조6000억원 증가해 2004년 속보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6조2000억원)은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 둔화로 지난달(6조8000억원)과 비교해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지난달 30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방안’ 시행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7조4000억원이 증가해 지난달 증가폭(3조8000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을 더욱 조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임원(부행장급)들과 ‘가계 대출 관리 동향 및 점검’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10월과 달리 11월 가계대출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당초(9월) 제출한 연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월 657조5520억원에서 11월 666조9716억원으로 한 달 동안에만 9조4195억원 급증했다. 이는 10월 증가액(7조6611억원)보다 약 2조원 많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13일 연봉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1억원 넘는 신용대출 등에 대한 규제를 예고한 뒤, 규제 시행(11월30일) 전 ‘일단 받아놓고 보자’는 가수요가 몰리면서 4조8495억원(128조8431억→133조6925억원)이나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도 4조1354억원(466조2884억→470조4038억원) 불어났다.
금감원은 특히 연내 총량 관리 목표 달성이 거의 불가능해진 2개 은행에는 ‘개별 면담’까지 요구하는 등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은 은행들은 추가적인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지난 10월 이후 신용대출 금리 인상 및 한도 축소 등으로 가계대출을 줄여왔다. 그런데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짜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연말까지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전세대출 모집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대출 상담사는 카드 모집인처럼 은행 외부에서 은행과 돈을 빌리려는 차주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KB국민은행에서 대출상담사 대출을 막은 적은 없었다”면서 “올해 코로나19와 저금리 등으로 대출이 워낙 늘어난 만큼 대출 총량을 강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오는 11일부터 중단한다. 우리은행 측은 상품 대출 한도(3조3000억원)가 소진돼 판매를 조기에 종료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대출 총량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나은행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와 저금리 기조로 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국의 대출규제가 이어지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대출 수요가 많아 대출한 것일 뿐인데 정부는 은행의 공격적 대출 탓에 부동산 등에 돈이 흘러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하는데 당국이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 조치를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모두 발언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적용하기로 했던 은행권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산정 시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가중치 하향(100%→85%) 조치를 내년 6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