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교수의 예측이 자꾸 틀려도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김영익교수가 예측을 많이 하는데 자꾸 틀리니까 그를 조롱하기도 하고, 그의 주장이나 예측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제 경우는 그가 맞든 틀리든 그의 예측이나 발언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왜 그러냐면, 그가 하는 예측에는 사람의 촉,, 즉 개인적인 주관이나 직감이 배제되 있으면서 나름 숫자에 기반해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측을 할 때 항상 그런 근거가 되는 데이터들을 언급을 하고, 과거에 자신이 틀렸던 예측이 지금 와서 보면 무얼 잘못 봐서 틀렸던 건지도 명확하게 밝힙니다.
그러든지 말든지 예측이 틀리는데 무슨 쓸데가 있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애초에 근거로 삼았던 숫자들, 즉 특정 시점 이전까지 누적되어왔던 경제 데이터들이 거짓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예측이 빗나가게 만든 “외생변수”, 예측결과를 왜곡시킨 돌발요소들이 무엇이었고, 또 그 영향력의 크기를 추측할 수 있게 해줍니다.
http://economy.chosun.cowww.client/news/view.php?boardName=C03&page=6&t_num=13609450
예를 들자면, 2020년 하반기 경제가 다시 안좋아지고 코스피도 다시 하락할것이라 예측했던 중요한 근거가 위에 링크된 과거기사 내용처럼 미국 소비자 심리지수, 무역 및 제조업 지수였었는데, 실제로는 기사가 나온 8월 이후로 관련된 통계수치들은 예상을 깨고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측의 근거가 바뀌면, 그 순간 예측이 바뀌는게 당연하지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스스로도 그렇게 바뀐 숫자를 근거로 자신의 예측을 바꾸었을겁니다.
김영익 교수의 발언을 듣는 사람이라면, 그의 예측하는 내용을 듣기 보다는 그가 근거로 삼는 데이터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추세가 형성되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장을 바라보는 중요한 관점을 얻어갈 수 있는겁니다.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011135685i
최근 김영익교수를 조롱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 가장 큰 계기가 되었던 “달러가치 폭락하고 금값 오른다”는 예측이 담긴 작년 11월달의 기사입니다. 여기서도 중요하게 봐야 하는건 달러가치 폭락이나 금값상승이라는 예측 자체가 아닌 그 근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일겁니다.
김교수는 달러가치 폭락의 근거로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가 훨씬 심해졌다는 사실, 이를 해소하는 방법은 금리상승이나 달러가치 하락 두가지 뿐인데, 금리가 오르기는 커녕 정부가 저금리를 유지할테니 달러화가치 폭락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내내 금리가 어떻게 되었죠?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연준이 장기국채금리를 억제하지 않고 금리상승을 방관하는듯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입니다.
이렇게 작년에 그가 예측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것이 무너졌습니다. 당연히 그의 달러약세전망은 수정될 수 밖에 없고, 아니나다를까 현재 김영익교수는 이미 달러화강세로 그의 예측을 수정했습니다. 물론, 그의 달러화강세전망에는 미국채 금리상승 외에도 유럽쪽 경제회복이 더디고 미국의 실물경제가 회복을 넘어 호황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도 고려했을테지만 말입니다.
결국, 그의 예측내용만 보고 곧이곧대로 믿거나 조롱하고 말것이 아니라, 그런 예측의 근거가 되는 숫자들이 그의 예측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움직이는지, 아니면 그의 예측을 빗나가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게 투자판단에서 정말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여기에 더해 그가 하는 “장기”전망은 방향성이 쉽게 바뀌기 어렵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경제상황이 그의 장기예측과 반대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마냥 무시하면 안되는게 그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에너지가 축적되다 어느순간에는 결국 폭발할 수 있거든요. 그 때의 충격은 작년 코로나국면보다 훨씬 클수도 있겠죠. 물론, 그가 “숫자”를 근거로 하는 예측이 아닌 중국이 결국에 경제패권을 차지할거라거나, 중국 etf에 투자해라거나 같은 전문영역과 거리가 먼 주장은 저도 관심을 안가지고 있습니다만, 적어도 그가 “숫자”를 다루는 영역에 있어서만큼은 항상 경청하고 나름으로 진지하게 곱씹어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