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지지대 해체 나몰라라’···붕괴사고 책임 '하청에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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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지지대 해체 나몰라라’···붕괴사고 책임 '하청에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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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지지대 해체 나몰라라’···붕괴사고 책임 '하청에 떠넘기기'
강현석 기자
입력 : 2022.02.03 14:17 수정 : 2022.02.03 14:51

노동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치명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동바리(지지대) 해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이 “하청업체가 알아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건설현장에서 하청업체가 원청 지시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데도 (현대산업개발 측이) 무성의한 답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일 “붕괴 사고 당시 지지대가 해체된 것을 두고 원청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과 하청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1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화정 아이파크 201동이 붕괴된 사고와 관련해 현대산업개발 현장 소장 등 6명과 골조공사 하청업체 대표와 현장소장, 감리 3명 등 모두 11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39층 슬래브(바닥)에 대한 콘크리트 타설 도중 연쇄 붕괴가 일어난 것은 아래층인 38층과 37층에 설치됐어야 할 지지대를 해체한 것이 ‘치명적 원인’으로 보고 있다. 무게가 40∼50t으로 추정되는 ‘역 T자형 옹벽(역보)’를 설치한 것도 붕괴 원인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은 경찰에서 “지지대 해체와 관련해 설계변경, 금액변경 부재문제 없이 하청업체에 시공토록 요구했다. 하청업체가 알아서 했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반면 하청업체는 “현대산업개발의 지시에 의해 지지대를 해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데크 플레이트 공법도입과 ‘역 T자형 옹벽(역보)’ 설치에 대해 감리는 “현대산업개발에 구조검토 서류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공법 변경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구조검토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공법 변경과 역보 설치가 구조검토를 거쳐야 하는 설계변경에 해당하는지를 국토교통부에 질의해 둔 상태다.

경찰 소환조사를 받은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A씨는 “발령받은 지 2주밖에 되지 않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이전부터 소장 바로 아래 직위에서 현장을 관리·감독해 온 만큼 변명에 불과하다. 무성의한 답변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설 연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을 조사하려 했지만 “변호인 입회가 어렵다”는 이유로 출석을 연기해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과 하청업체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객관적 증거를 통해서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현대산업개발 본사의 책임이 있는지 등도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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