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인간, 공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소재이긴 한데, 업계에서 하도 많이 써먹어서 진부한 소재가 되어버렸죠

ViVy의 스토리도 아니나다를까, 큰 흐름에서는 다른 작품들과 크게 다를바 없네요

AI가 인간의 마음(감정)을 학습하면서 결국엔 그 마음 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하는 선택을 하는 이야기

결국엔 뻔한 스토리가 되기 때문에 많은 작품들은 자기만의 '개성'을 만들고 어필하려 합니다

ViVy에선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 점이 그 개성인듯 합니다

물론 인간은 등장합니다만 비중이 거의 없습니다

인간들의 비중을 높이고 감정이입을 유도하려고 해도 소용 없습니다

처음부터 10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상정해놨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 100년이라는 시간은 하나하나가 특별하고 대체할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지만,

AI에게 100년은 몇몇 특이점을 제외하고는 통상 알고리즘을 반복할 뿐인 스킵해도 되는 나날입니다

주인공인  ViVy와 마츠모토는  둘 다 AI입니다

사건 하나가 끝나면 수년, 많게는 수십년의 시간을 스킵하고 새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기본적으로 반영구적 시간을 존재하는 무기체의 관점에서 유기체인 인간들을 보여줘봤자 마을사람1,2 적군 병사3 정도로 밖에 인식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무미건조한 분위기 속에서 AI 캐릭터들이 인간의 마음(감정)을 어렴풋이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

깜깜한 밀실에 문틈으로 빛이 새어들어오듯 선명하고 또 반갑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아직 엔딩까지는 많은 에피소드들이 남았습니다

각 에피소드들은 각각의 소주제를 가지고 있겠죠

이 애니는 오히려 소주제들에 더 힘을 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니 전체의 큰 흐름은 어차피 뻔한 거니까요

각 에피소드를 보여주면서, 마음을 학습하는 AI의 사고방식을 체감하게하고, Vivy의 파란 눈에 비춰진 인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반성도 할 수 있고 힐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걸 느끼고 음미하면 되는 애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애니 Vivy가 역대급 명작이어서 막판에 대반전과 센세이션을 줄 수도 있겠지만.... 큰 기대는...

총평 : 이제는 너무 흔한 소재. 괜찮은 작품이지만 괜찮은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했다.